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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전까지 최저임금만을 받고 살았다

 

생애 처음한 알바는 호텔서빙으로 고등학교 2학년 이었다

시급 3500원 13시간을 일해도 4만원 주말에 일하고 평일은 매점에서 빵을 사먹고 PC방에서 놀았다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첫 월급제로 공장 2교대

120만원 받았다

그것도 한달반밖에 못해서 첫달 80에 막달 120으로 총 200이었지만

너무 많아서 행복했다

술먹는데 다썼지만...

 

대학생땐 편의점 알바만 했다

그것도 GS만...

 

시급4000~4500정도 였다

편의점은 특히 시급이 최저보다 낮아서 3500~3800원으로 시작한다

 

모든 타임을 다 해봤다

오전8시~오후5시

오후5시~밤11시

밤10시~오전8시 야간을 가장 많이 했다

군대가기 직전까지 편의점 두군데로 10개월정도 된 것 같다

 

군제대 후 첫 알바로 도시가스 상담원 알바를 2주했다

정신이 피폐해져서 점심시간에 도망쳤다

 

그래도 30만원은 보내주드라...착한팀장이었다

 

상담알바 충격으로 당분간 알바는 꿈도 못꿨다

한달정도 백수를 지내고

 

편의점 평일야간으로 

1년정도 돈을 모으며 복학..

겨울방학 시즌에 썰매장 알바를 했었는데

내 업무는 썰매를 모으고 나눠주고..이런건데

눈이 뭉치고 얼어서 이걸 다 떼주느라 온종일 썰매만 박박 닦아냈다

눈에 반사된 햇빛으로 얼굴이 새까맣게 탔다..

주급으로 나왔는데 1주일에 40~50만원 정도 나왔다..

하지만 막달엔 손님도 없고 사장이 임금도 안주고 튀어서 100만원정도 못받았다..

쌩으로 2주치를 날렸다

 

대학생활 중엔 

PC방 주말야간을 했다, 딱 1년간..

월급 45~50만원까지 받았다

 

방학때는 예식장 서빙알바...

예식장은 고등학생들이 많아서 대학생은 거의 헤드급 대우를 받았다...

시급도 좀 더 쳐주고 쉬는시간도 더 준다..

부장 차장 과장이란 놈들이 전부 조폭같은 놈들이라

일하는데 꾀나 거슬렸었다..가오잡고 고등학생들을 종부리듯 쓰더라...

 

 

졸업학기에는 취업을 나가는 핑계로

친구가 일하고 있던 호텔로 취업했다

3교대로 월급 156만원을 받았다

교대만 할 뿐 실제 시간은

오전5시~오후2시

오전11시~오후8시

오후2시~밤11시

이렇게 시간이 겹치며 근무자가 교대한다

밀어내기식으로 운영됐다

나름 대기업계열이라고 복지는 참 좋았다

쉬는시간은 철저하고 오히려 더 쉬어도 뭐라하지 않았다

여기는 직원들끼리 돈독해지고 배려가 좋았다

그런 곳이 드문가...운이 좋았나

 

이것을 2달쯤 모으고 

소소하게 적금들어둔 200만원을 합쳐서

처음으로 자취방을 구했다

 

300에 35만원...

2룸인데 화장실은 야외로 나가야 있었다...

 

옛날방식의 다세대 주택이었다 그것도 반에반지하..한두계단 내려간다

 

처음 들어갈 땐 바깥에 있는 화장실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겨울에 아주 죽을 맛이었다 

여름엔 벌레가 미친듯이 돌아다녀서 힘들지만 트랩이나 약품을 쓰면 어느정도 방어는 됐지만

 

추운 겨울은 모든 것을 얼려버렸다...

 

한파가 오는 날이면 뜨거운물을 잔뜩 준비해야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수도꼭지가 얼어버려서 전기포트물로 녹여내고

세탁기를 쓰려면 전기포트물을 두번정도 뿌려대야 겨우 녹았다

 

이런곳에서 3년을 살았다...

 

다음에 집을 구 할 땐 꼭 화장실을 집 안에 있는 곳으로 가길 다짐했다

 

호텔에서 2년정도 일하고 퇴사했다..

사실 1년 됐을때 그만두고 싶었는데..참고 1년을 더 버텼다

부장놈이 하도 괴롭혀대서..아무튼 

 

퇴직 하기 직전에 대출을 천만원 받았다

1금융권에서 최대로 받은거다..한달 이자만 12만원씩 나갔다

원금상환이라 좀 컸다..

무슨 정신으로 이랬는지... 참 용감했다

 

퇴직금 400 좀 안되는 것과 실업급여 3개월을 받아

1년간 백수생활을 하게 된다

 

이때 반년정도는 열심히 꿈을 향해 도전했지만

이후로는 모든 힘을 잃고 꿈도 버리게 됐다

 

꿈을 버리며 내 자신도 잠실대교 아래로 던져버리려고했다

 

 처음엔 산책으로 하루 2~4시간씩 밖을 하염없이 걸어다녔다

 

자전거를 한대 사서 10만원도 안하는 싸구려였지만..

 

중랑천길을 3~4시간씩 돌아다녔다

 

어린이대공원에서 도봉산까지 자전거길로 다녀왔으니..

 

이틀에 한번씩 그랬다...하루타면 엉덩이가 박살날 것 같아서 다음날은 쉬었다

 

그러다 반대방향으로 다녀봤는데 한강자전거길로 넘어오게 됐다

 

어린이대공원부터 반포대교까지 달렸다

 

중간에 잠실대교를 지나는데 그 다릿길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차피 꿈도 져버렸는데 여기서 인생 끝낼까...

 

뭐 환생이나 이세계로 넘어가진 않을까?

 

죽는게 꼭 나쁜 일일까

 

하지만 차마 그 난간을 넘어서진 못했다

 

1년정도 백수 생활을 하다보니

 

돈이 점점 떨어져가고 초조해졌다

 

 그때 한창 던파를 하고 있었는데

 

광부가 유행하고 있었다

 

특정던전을 가장 빠른 속도로 클리어해서 골드를 수급하는 방법인데

 

이걸로 한달에 70~90정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 12~15시간정도 게임만 붙잡고 있어야해서

 

두세달 하고 나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구나 싶었다..

 

돈은 세이브 되지만 야금야금 사라져갔다

 

월세에 대출상환..핸드폰,인터넷,식비

 

1년이 거의 다 채워질 때 쯤

 

딱 300만원 남은 시점에

 

취업을 결심하고 

발버둥쳤다

 

알바몬부터 알바천국 잡코리아, 사람인, 인쿠르트

전부 서치 했지만

내가 있는 지역에서 할만한 일이 없었다

 

애초에 호텔 출퇴근시간을 줄이려고 자취방을 구한 건데

또 다른 일을 하려면 이사를 동반해야 겠구나..싶었다

 

그리고 기술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박혀버렸다

 

그와중에 내가 청소를 좋아하니까

이것과 관련된 일이 없을까 ...고민했다

 

마침 사람인에 에어컨 오버홀기술을 가르쳐주는 일을 찾았다

 

하지만 그건...오산이었다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사장하나 직원하나 

 

끝이었다

 

그래도 기술을 배운다는 희망에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커피를 탔다

 

하지만 일은 없고

 

결국 사장은 입주청소, 사무실청소 일을 나가보겠냐고...물어서

 

일단 나는 돈이 필요했기에 여러 청소일을 나갔다

 

사무실입주청소부터 하이닉스 신축건물청소, 건물외벽청소까지

 

두세달은 그렇게 굴려졌다

 

일당은 10~12만원정도 나오지만 이런식으로 기술도 딱히 없는 일을 하고 있자니..참...현타가 왔다

 

그렇게 굴려지던 도중 에어컨 청소를 하는 사장님과 컨텍하고

 

여러모로 친해져서 술도 먹고 일도 잘 따라다니게 해주시고 그랬다

(에어컨사장님은 수고비를 주셨다는데 내쪽사장놈이 꿀꺽했다고...)

 

그래서 프락치같은 사장은 내다버리고 에어컨사장님을 따라가기로 했다

 

에어컨청소 사무실 근처로 집을 옮기게 됐다

 

하지만 남은 돈이 너무 없어서...200만원이 전부였다

 

진짜 전부 쥐어짜내서 200만원이었다

 

무작정 근처 부동산으로 들어가서

 

보증금 200짜리 집 있냐고 물어보고 다녔다

 

당연히 없다고...하는 곳이 3~4곳..

 

서너시간을 돌아다니며 부동산이 눈에 띄면 전부 들어갔다

 

다행히 200짜리 보증금의 방이 있어서

 

즉시 보러갔는데 기존의 집보다 4배정도 좁은 집이었다

 

물론 반지하...

 

하지만 화장실이 집 안에 있었다...

 

정말 엄청 좁았지만...(양팔을 다 뻗을 수 없는 정도)

 

한번에 ok했다

 

더이상은 돌아다닐 힘도 없고 

보증금 200짜리 집을 찾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걸 알기에..

 

고시원은 죽어도 들어가기 싫었고...

 

집을 보고 2주뒤로 이사날을 정했다

 

기존에 살던 집주인에게도 너무 급하게 통보하느라...애먹었다

 

뜬금없이 2주 뒤에 떠난다니 

 

그래서 보증금에서 100은 빼고 주시라고 했다..

 

그랬더니 세상 착하게 온화해지며 나의 무운을 기원해줬다..ㅅㅂ

 

1톤트럭에 짐을 싣고..(자전거를 깜빡해서 두고옴)

아침 일찍 이사를 마치며

 

집주변을 배회하며 담배만 연신 펴댔다

 

에어컨 사장님 사무실에 첫 출근하며

여름이 시작됐다

 

제로부터 시작해버린 것이다..

 

월급은 168만원..

당시 최저임금이었다

근무는 월~토요일까지

9시~18시 퇴근이다

 

처음엔 사무실에서 상담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하고

사실상 사무실 직원의 모든 업무를 내가 맡게 됐다

 

세금계산서 발급부터 이메일보내고

자재매입

고객예약 스케줄조정...

 

여름은 정말 겁나게 바쁘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되고

 

세탁기 청소까지 하러다녔다

 

그래..이게 진짜 기술이지..

 

열심히 배웠다

 

여름엔 현장에 나가서도 사무실업무를 핸드폰으로 열심히 했다

 

세컨폰까지 맞춰주시며 이걸로 사무실업무 보라고...

 

이렇게 에어컨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다

 

벽걸이 에어컨부터 시스템에어컨까지

 

공조시스템까지 조금 배우긴 했지만 이건 너무 스케일이 커서 내가 손대지는 못했다

 

드럼세탁기와 통돌이는 모두 오버홀이 가능해졌고

 

나름 기술은 많이 배웠다고 느껴지는 1년차였다

 

집은 200에 20짜리 집이었는데

 

월급중에 50만원은 무조건 저축하는 것으로 통장을 나눴다

 

CMA통장과 급여통장, 적금통장, 주식투자

 

이런식으로 분배했다

 

적금은 5만원짜리...ㅋ

 

사실상 식비로 거의 다 소모해서

 

돈을 모으진 못했다

 

배달음식 진짜 많이 먹었다

 

매일 퇴근하면 포장, 배달, 빵집, 만두가게

 

이런식이었다

 

살도 엄청 찌고....

 

2년동안 모은돈이 800만원이 거의 전부였다

 

이렇게 2년동안 일을 하며 사장님과 정도 많이 쌓였지만

 

이대로 가면 발전이 없을거란 생각이 계속 들어왔다

 

기술은 가졌지만 이게 1인 창업을 하지 않는 이상

 

수익이 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최저임금도 만족 하고 있었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일 자체에 회의감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상대는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때문에

 

그리고 내 성향이 사람을 대하는게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다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2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줬지만

 

더이상은 견디기가...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와버렸다

 

결국 최종종착지를 찾게 됐다

 

역시 난 사람이 아닌 기계를 상대해야겠다..

 

퇴직금은 받지 않았다

 

비수기에 하는 일도 없이 놀았다는 걸 내가 제일 잘 알고있기에

 

그동안 월급도 최저에 맞춰 꾸준히 올라 180까지 받았고

 

여름엔 상여금도 있었으니

 

난 이걸로 만족했다

 

에어컨 일을 그만두며 

 

경기도 공단에 있는

 

공장에 취직했다

 

간격은 1달로 아주 짧게 이직을 했다

 

이번에도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되어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했는데

 

너무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참 좋은 집주인 이었구나..생각한다

 

월급은 세전 300 세후 260이다

 

이전에 비하면 아주 큰 월급이다

 

집문제는 회사숙소로 옮기며 해결됐다

 

월세도 안나가고 공과금도 안나간다

 

통신비와 식비만 나가는 상황인데

 

식비도 사실상 제로다..

 

아침점심저녁을 모두 회사에서 해결가능하기에..주말까지도 

 

아 물론 여기도 월~토까지 주6일제다

 

일요일은 사장님이 밥을 따로 사주신다

 

그래서 보험을 많이 가입했다

 

실비는 에어컨 일 할 때 들어둔 9000원짜리 이고

 

종합보험 5만원짜리...암보험은 고려중이고

 

따로 생명보험도 만기환급으로 가입해뒀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를일이니..

 

 

월급의 3분의2는 저축하고 있는 느낌이다

 

50만원은 청년희망적금으로 들어가고있다

20만원은 CMA로

30만원은 연금저축으로

40만원은 비상금통장 2곳으로

남는것은 파킹통장으로 옮겨진다

 

자동이체로 모두 옮겨져서 사실 신경쓰는 일이 거의 없다

 

남는돈으로 미국주식과 엔투자 삼성전자를 사고 있다

 

주식을 10년동안 해본 결과 삼성전자 배당금이나 받는게 제일 낫다는 판단이다

 

월급이 많아지니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크진 않지만 그래도 최저임금에서 벗어난 상황이니..

 

2년전엔 10만원 짜리를 살 때 1주일은 고민을 했던 경우에 반해

 

지금은 10만원짜리 쯤은 그냥 사버릴 수 있는 수준이 됐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막 사진 않지만...몇만원짜리 짜잘한건 그냥 질러버리게 되서..

 

필요없는 것도 많이 사서 버리고...예전에 비하면 참 돈을 막쓴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회복이 바로바로 되니까 참 ...인간이라는게 얄팍하다

 

지금 공장에는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외국인이 많다

 

중국인이 30% 베트남 20% 그밖에 몽골,인도네시아

 

그래서 한국인은 임금이 높게 책정되고 관리자의 역할도 겸해야 해서 업무가 두배는 많은 느낌이다

 

그래도 이정도 업무에서 이정도 급여는 납득되는 수준이라

 

난 아직 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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